늦은 시계 수리공
오늘은 민수의 시계 가게가 처음 문을 여는 날이다. 민수는 아침 아홉 시에 손님을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민수는 아홉 시 삼십 분에 가게 앞에 도착한다.
가게 안에는 손님 한 명이 서 있다. 손님은 벽 시계를 보고 있다. 벽 시계는 서로 다른 시간을 보인다.
“민수 씨, 지금 몇 시예요?”
“아홉 시예요.”
“저 시계는 열 시예요.”
“저 시계가 틀렸어요.”
“그럼 민수 씨 시계는요?”
민수는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낸다. 시계는 여덟 시를 보인다.
“제 시계도 틀렸어요.”
“민수 씨는 시계를 고치는 분이지요?”
“네, 시계를 고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모두 틀려요?”
“아직 고치는 중이에요.”
민수는 벽 시계 하나를 내려놓는다. 손님은 가게 문을 다시 본다.
“민수 씨, 오늘 가게는 아홉 시에 열기로 했지요?”
“네.”
“그런데 왜 아홉 시 삼십 분에 왔어요?”
“가게 시계가 아홉 시라고 해서 왔어요.”
“어느 가게 시계요?”
“집 시계요.”
그때 민수의 전화가 울린다. 아내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수 씨, 오늘 가게에 갔어요?”
“네, 갔어요.”
“지금 몇 시예요?”
“아홉 시예요.”
“지금 열 시예요.”
민수는 손님과 벽 시계를 본다. 벽 시계 세 개가 모두 열 시를 보인다.
손님이 조용히 말한다.
“민수 씨, 제 시계부터 고쳐 주세요.”
“네, 얼마예요?”
“제가 돈을 드려야 해요?”
“아, 아니요. 제가 드릴게요.”
민수는 손님의 시계를 받는다. 시계는 멈춰 있다.
“이 시계는 왜 멈췄어요?”
“민수 씨를 기다리다가 멈췄어요.”
민수는 시계 뚜껑을 열고 안을 본다. 손님은 의자에 앉는다. 민수는 시계를 고치기 시작한다.
잠시 뒤 손님이 묻는다.
“민수 씨, 지금 몇 시예요?”
“열 시예요.”
“정말 열 시예요?”
“네, 이번에는 맞아요.”
민수는 자신의 시계를 본다. 시계는 열한 시를 보인다. 민수는 손님의 시계를 다시 열고, 가게 문을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