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버스
오늘은 수아가 이 버스를 타는 마지막 날이다. 내일부터 수아는 다른 회사에 다닌다. 수아는 아침마다 같은 자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지민도 아침마다 같은 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수아는 작은 가방을 들고 있다. 지민은 그 가방을 보고 먼저 말한다.
“오늘도 버스 타세요?”
“네. 오늘은 마지막이에요.”
“마지막이에요?”
“네. 내일부터 다른 회사에 다녀요.”
버스가 오지만 두 사람은 바로 타지 않는다. 버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은 먼저 들어간다. 수아가 지민을 바라본다.
“지민 씨는 매일 이 버스를 타세요?”
“네. 매일 타요.”
“회사에 가세요?”
“네. 회사에 가요.”
“그런데 왜 저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지민은 손에 든 가방을 내려놓는다. 지민은 수아를 처음 본 날을 생각한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수아 씨가 매일 여기 있어서요.”
“제가 있어서 버스를 탔어요?”
“네. 수아 씨를 보려고 탔어요.”
“그럼 왜 오늘 말해요?”
“오늘이 마지막이라서요.”
수아는 버스 안을 보고 다시 지민을 본다. 버스 기사가 문을 닫으려고 한다.
“지민 씨, 저도 말할 게 있어요.”
“무슨 말이에요?”
“저도 매일 지민 씨를 봤어요.”
“저를 기다렸어요?”
“네. 그런데 지민 씨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렸어요.”
지민은 웃지 않고 수아를 본다. 수아는 가방에서 작은 종이를 꺼낸다.
“전화번호예요. 오늘 저녁에 전화하세요.”
“오늘 저녁에 전화해도 돼요?”
“네. 꼭 전화하세요.”
“수아 씨, 좋아해요.”
“네. 저도 좋아해요.”
버스 기사가 다시 문을 연다. 수아가 버스에 올라간다. 지민은 종이를 꼭 쥐고 버스 옆에 선다. 수아는 창문을 열고 말한다.
“지민 씨, 전화 잊지 마세요.”
“네. 오늘 저녁에 전화할게요.”
버스가 출발하고 지민은 종이를 다시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