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빵
오늘은 민서가 운영하는 달빛빵집에 준호가 처음 일하는 날이다. 아침부터 가게 안에는 밀가루와 빵 냄새가 있다. 민서는 빵을 만들고, 준호는 문 옆에서 돈과 컵을 준비한다.
“준호 씨, 빵을 확인해 주세요.”
“네, 민서 씨. 그런데 빵이 아직 작아요.”
“오늘도 그렇네요.”
민서는 빵을 보고, 준호는 시계를 본다. 가게 시계는 어제부터 멈춰 있다. 민서는 시계를 몇 번 눌러 보지만, 시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시계도 고장이고 빵도 안 커져요.”
“빵이 왜 안 커져요?”
“이 빵집 빵은 누군가 행복할 때 커져요.”
“그런 일이 정말 있어요?”
“네. 이 집에서는 평소에 있는 일이에요.”
준호는 빵을 다시 본다. 빵은 작고 단단하다. 민서는 컵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 준호에게 준다.
“커피 드세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행복하지 않아요.”
“그럼 같이 찾아봐요. 준호 씨는 무엇이 좋아요?”
“저는 빵이 좋아요.”
“저도 빵이 좋아요.”
두 사람은 빵을 바라본다. 빵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준호는 가방에서 작은 봉투를 꺼낸다. 그 안에는 어제 산 새 연필이 있다.
“이 연필은 오늘 처음 써요.”
“새 연필을 좋아해요?”
“네.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니까요.”
“그럼 지금 행복해요?”
“조금 행복해요.”
그때 작은 빵 하나가 천천히 커진다. 민서는 빵을 보고 웃는다. 준호도 웃는다. 옆에 있던 큰 빵도 커지기 시작한다.
“민서 씨, 제가 웃어서 빵이 커졌어요.”
“네. 그리고 제가 웃어서 큰 빵도 커져요.”
“그럼 시계는 언제 고쳐요?”
“빵을 먼저 봐요. 시계는 내일 고쳐요.”
준호는 따뜻한 빵을 접시에 담는다. 민서는 문을 연다. 멈춘 시계 아래에서 새 빵 냄새가 가게 밖으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