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식탁의 냉면
한여름 서울의 냉면집에서는 차가운 그릇과 가위가 함께 식탁에 놓인다. 밖은 덥고 몸에는 땀이 나지만, 손님들은 얼음이 뜬 육수를 먼저 마신다. 냉면에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이라는 두 가지가 있으며, 같은 면을 써도 맛은 크게 다르다.
물냉면은 메밀이나 전분으로 만든 면을 차가운 육수에 넣은 음식이다. 육수는 보통 고기와 동치미 국물을 이용하며, 얼음처럼 차갑게 두었다가 그릇에 붓는다. 그 위에는 오이, 고기, 삶은 달걀 같은 재료를 올린다. 손님은 식초나 겨자를 조금 넣고 국물의 맛을 자기 입맛에 맞춘다.
비빔냉면에는 육수가 거의 없고, 빨간 고추 양념을 면과 비빈다. 양념은 맵고 약간 달며, 가게에 따라 생선이나 고기가 올라가기도 한다. 전분이 많이 든 면은 길고 질길 수 있어서 식탁의 가위로 한두 번 자른다. 그러나 메밀 면은 잘 끊어지므로, 가위를 쓰지 않고 그대로 먹는 사람도 있다.
지금 냉면은 여름 음식으로 유명하지만, 원래 북쪽 지역에서는 겨울에도 즐겨 먹었다. 평양의 냉면은 차가운 동치미 국물과 메밀 면으로 알려졌고, 함흥의 냉면은 질긴 전분 면과 매운 양념으로 알려졌다. 전쟁 이후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남쪽에 냉면집을 열면서 이 음식은 서울과 여러 지역에 널리 퍼졌다. 냉장고가 흔해진 뒤에는 육수를 계속 차갑게 둘 수 있었고, 냉면은 더운 날 찾는 음식이 되었다.
손님들은 긴 면을 가위로 자르고, 차가운 그릇을 두 손으로 들어 남은 육수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