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창가 좌석
화요일 아침, 은서는 비무장지대 관광 버스 앞에서 안내문을 나누어 주었다. 은서는 가이드였지만, 버스가 떠나기 전에 다른 일도 해야 했다. 접은 보고서 한 장을 명희에게 건네야 했다. 명희는 관광객처럼 줄 끝에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탄 남자가 늘 앉던 창가 좌석으로 갔다. 은서는 매주 화요일 그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항상 혼자 왔고, 사진은 한 번도 찍지 않았다. 다른 관광객들이 창밖을 가리킬 때도 그는 조용히 앞만 보았다.
명희가 버스에 오르자 은서가 안내문을 내밀었다. 안내문 사이에는 접은 보고서가 있었다. 은서는 뒤에 선 승객을 보며 서둘러 말했다. “팀장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창가의 남자가 고개를 돌렸다. 명희는 안내문을 받아 들지 않았다. “저를 부르셨어요?” 명희가 물었다. “죄송합니다. 다른 분인 줄 알았어요.” 은서는 안내문을 다시 모았다. 뒤의 승객이 빈 좌석을 찾는 동안, 남자는 계속 두 사람을 보았다.
“안내문이 모자라나요?” 남자가 물었다. “아니요. 다시 세고 있어요.” “저는 아직 못 받았어요.” 은서는 남자에게 안내문 한 장을 주었다. 남자는 종이를 펴지 않고 무릎 위에 놓았다.
명희가 은서 옆으로 와서 창밖을 보며 말했다. “보고서는 오늘 주지 마세요.” “들으셨어요?” 은서가 작게 물었다. “들었는지는 몰라요. 하지만 저 사람은 나를 보고 있었어요.” 명희는 버스 뒤쪽 빈 좌석으로 걸어갔다.
은서는 남은 안내문을 들고 통로에 섰다. 창가의 남자가 안내문을 들어 보였다. “이건 나중에 읽어도 되죠?” “네, 천천히 읽으세요.” 남자는 안내문을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은서는 보고서가 든 안내문을 자기 가방에 넣고 버스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