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명동으로 간다. 낮 열두 시가 조금 지났다. 골목 입구에는 닭 그림 간판이 많다. 문이 열리면 뜨거운 김이 나온다. 이곳은 닭갈비 골목이다. 닭갈비는 큰 철판에서 바로 만든다. 닭고기와 양배추를 함께 볶는다. 떡과 고구마도 자주 들어간다. 빨간 양념은 맵고 조금 달다. 나는 사흘 동안 한 집씩 간다. 세 집은 모두 닭갈비를 판다. 세 주인은 자기 집이 최고라고 말한다. 첫날에는 골목 첫째 집으로 들어간다. 둥근 철판이 식탁 가운데 놓여 있다. 첫째 집 주인이 물과 앞치마를 가져온다. “혼자 오셨어요?” “네, 한 사람도 먹을 수 있어요?” “그럼요, 한 사람분을 드릴게요.” “조금만 맵게 해 주세요.”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세요?” “먹기는 하지만 땀이 많이 나요.” “그러면 양념을 조금 줄일게요.” 주인은 닭고기를 철판 위에 놓는다. 양배추와 떡도 그 옆에 놓는다. “지금 바로 먹으면 안 돼요?” “네, 닭고기가 아직 익지 않았어요.” “얼마나 기다려야 해요?” “제가 다 익으면 말씀드릴게요.” 주인은 긴 도구로 닭고기를 뒤집는다. 양배추에서 물이 조금 나온다. 빨간 양념이 철판에 넓게 퍼진다. “이 집은 무엇이 가장 좋아요?” “우리 집은 양념이 제일 좋아요.” “다른 집도 양념이 좋다고 말하겠지요?” “우리 양념은 너무 달지 않아요.” “양념은 언제 만들어요?” “매일 아침에 만들어요.” “고추장만 넣어요?” “고추장과 간장도 조금 넣어요.” 주인은 철판을 다시 한 번 젓는다. “이제 드셔도 돼요.” 나는 닭고기 한 점을 집는다. 양념은 맵지만 입에 오래 남지 않는다. “양배추와 같이 드세요.” “양배추가 아주 부드럽네요.” “그래서 양배추도 많이 넣어요.” “둘째 집은 무엇이 좋다고 해요?” “그 집은 불이 좋다고 하겠지요.” “불도 중요한가요?” “중요하지만 양념이 먼저예요.” 주인은 작은 그릇에 물김치를 더 준다. 나는 계산대에서 카드로 돈을 낸다. “내일은 둘째 집에도 가 보세요.” “가서 양념 이야기를 물어볼게요.” “그러면 우리 집이 생각날 거예요.” 둘째 날에는 골목 가운데로 더 걷는다. 둘째 집 앞에는 큰 메뉴판이 있다. 가격과 음식 사진이 함께 붙어 있다. 나는 창가 가까운 자리에 앉는다. 둘째 집 주인이 철판 불을 켠다. “어제 첫째 집에 갔어요?” “네, 양념이 최고라고 했어요.” “그 집은 늘 양념부터 말해요.” “여기는 무엇이 가장 좋아요?” “우리는 불을 잘 써요.” “불을 잘 쓴다는 말이 뭐예요?” “처음에는 불을 세게 해요.” “계속 센 불로 만들어요?” “아니요, 곧 불을 줄여요.” 주인은 닭고기를 철판 가운데 놓는다. 양배추는 닭고기 둘레에 놓는다. “왜 따로 놓아요?” “닭고기를 먼저 익혀야 해요.” “첫째 집은 모두 함께 놓았어요.” “그렇게 해도 먹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여기가 더 좋아요?” “우리 닭고기가 더 부드러워요.” “그것도 불 때문이에요?” “네, 너무 오래 익히지 않아요.” 철판에서 큰 소리가 난다. 주인은 불을 조금 줄인다. “이제 양배추를 섞을게요.” “떡은 언제 먹어요?” “떡부터 드셔도 돼요.” “떡은 빨리 익는군요.” “네, 그래서 먼저 드세요.” 나는 떡 하나를 젓가락으로 집는다. 떡에는 빨간 양념이 얇게 묻어 있다. “양념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양념도 중요하지요.” “그런데 불이 먼저예요?” “좋은 양념도 타면 맛이 없어요.” 주인은 닭고기 한 점을 잘라 본다. “안쪽까지 잘 익었어요.” “정말 부드럽네요.” “센 불과 약한 불을 같이 써요.” “셋째 집은 무엇이 최고라고 해요?” “아마 닭고기 양을 말할 거예요.” “그 집은 양이 많아요?” “직접 가서 철판을 보세요.” 나는 남은 양배추까지 천천히 먹는다. “볶음밥도 드릴까요?” “오늘은 여기까지 먹을게요.” “셋째 집에서는 볶음밥도 꼭 보세요.” 셋째 날에는 골목 끝까지 걸어간다. 골목 끝은 앞쪽보다 조금 조용하다. 셋째 집 안에는 네모난 철판이 있다. 셋째 집 주인이 메뉴판을 내 앞에 둔다. “앞의 두 집도 다녀오셨어요?” “네, 두 집 모두 자기 집이 최고래요.” “첫째 집은 양념을 말했지요?” “맞아요, 둘째 집은 불을 말했어요.” “여기서는 무엇을 말해요?” “우리는 닭고기와 마지막 밥을 말해요.” “닭고기 양이 더 많아요?” “양보다 크기를 먼저 보세요.” 주인은 닭고기 한 조각을 보여 준다. “조각이 조금 크네요.” “너무 작으면 금방 말라요.” “그럼 익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아요?” “그래서 자주 뒤집어야 해요.” 주인은 닭고기를 한 조각씩 뒤집는다. 양배추 아래에는 고구마가 보인다. “고구마도 큰 편이네요.” “고구마는 천천히 익혀요.” “양념은 첫째 집보다 더 단가요?” “고구마가 있어서 조금 달게 느껴져요.” “불은 둘째 집보다 약한가요?” “처음에는 비슷하고 나중에는 약해요.” “두 집 말을 모두 들었군요.” “이 골목에서는 서로 다 알아요.” 닭고기가 익자 주인은 불을 끈다. “깻잎에 싸서 드셔 보세요.” “마늘도 같이 넣어요?” “원하시면 조금 넣으세요.” 나는 닭고기와 마늘을 깻잎에 싼다. 큰 닭고기 안에는 물기가 남아 있다. “이제 어느 집이 최고인지 아세요?” “아직 볶음밥이 남았어요.” “그 답은 좋네요.” 주인은 남은 닭고기를 작은 그릇에 옮긴다. 철판에는 양념과 양배추가 조금 남는다. “밥은 한 그릇이면 돼요?” “네, 한 그릇만 주세요.” 주인은 밥과 김을 철판에 넣는다. “김치는 안 넣어요?” “우리 집은 김치를 조금만 넣어요.” “왜 조금만 넣어요?” “닭갈비 양념 맛을 남기려고요.” 주인은 밥을 얇고 넓게 편다. 철판 아래에서 작은 소리가 계속 난다. “바로 먹어도 돼요?”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밑이 눌어야 하나요?” “네, 밑이 조금 바삭해야 해요.” 주인은 불을 끄고 숟가락을 건넨다. “이제 드세요.” 나는 철판 끝의 볶음밥부터 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