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 밑의 종이
민수는 여행을 마치고 작은 카페에 앉아 있다. 오늘 오후 버스를 꼭 타야 한다. 버스는 삼십 분 뒤에 떠난다.
민수는 가방을 들다가 탁자 밑의 종이를 본다. 종이에는 손으로 쓴 말이 세 개 있다. 빨간 우산, 딸기 주스, 십이 번이다.
민수는 종이를 주인에게 보여 준다. “이 종이를 아세요?”
주인은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아까 여자 손님이 그 자리에 앉았어요.”
“빨간 우산을 가지고 있었나요?”
“아니요. 우산은 없었어요.”
민수는 옆 탁자의 빨간 우산을 본다. 우산 아래에 작은 가방이 있다.
“저 가방은 누구 거예요?”
“글쎄요. 여자 손님 가방은 검은색이었어요.”
민수는 가방을 열지 않고 겉을 살펴본다. 옆 주머니에 빈 딸기 주스 병이 있다. 가방에는 작은 종이 표도 붙어 있다. 표에는 십이 번이라고 쓰여 있다.
“빨간 우산, 딸기 주스, 십이 번.”
주인이 묻는다. “그 여자 손님이 남긴 종이일까요?”
“아니요. 가방을 찾는 사람이 쓴 것 같아요.”
그때 한 여자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죄송합니다. 여기 검은 가방이 있나요?”
주인이 묻는다. “가방 안에 뭐가 있어요?”
“딸기 주스 병과 버스 표가 있어요.”
민수가 다시 묻는다. “버스는 몇 번이에요?”
“십이 번이에요. 그런데 빨간 우산 밑에 두었어요.”
민수는 가방을 들어 여자에게 준다. “이 가방이 맞나요?”
여자는 옆 주머니를 확인한다. “네, 맞아요. 버스가 곧 떠나요.”
민수는 자기 가방을 들고 문을 연다. “저도 십이 번 버스를 타요. 같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