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노래 오늘은 지민이 대구의 새 학교에 처음 가는 날이다. 오후에는 학교 축제가 있어서 2반이 노래를 부른다. 지민은 교실 맨 뒤에 앉아 가방을 바닥에 놓는다. 수아가 지민의 책상 앞에 선다. “지민아, 노래 연습할 거야.” “응. 그런데 무슨 노래야?” “우리 반 노래 몰라?” “응. 나는 오늘 처음 왔어.” 수아가 눈을 크게 뜬다. “정말 몰라?” “정말 몰라.” 앞에서 민호가 크게 노래한다. “우리의 오늘, 우리의 오늘.” 아이들이 바로 같이 부른다. 지민은 입만 움직인다. 노래는 빠르고, 지민은 어디서 시작하는지 모른다. 수아가 지민을 본다. “괜찮아. 다시 하면 돼.” “다시 해도 모르겠어.” “그럼 나를 봐.”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온다. “다들 자리에서 노래하자.” 아이들이 일어난다. 지민도 일어나지만 가방 끈을 밟는다. 몸이 앞으로 넘어지고, 책과 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민호가 물병을 들고 웃는다. “노래보다 먼저 넘어졌네.” 지민이 물병을 받는다. “오늘은 처음이라서 그래.” “그래도 노래는 알아야지.” 수아가 지민 옆에 선다. “한 번만 더 하자.” “또 틀리면?” “내가 같이 틀릴게.” “너는 안 틀리잖아.” “오늘은 틀릴 거야.” 노래가 다시 시작된다. 지민은 수아의 입을 보고 따라 한다. “우리의 오늘, 우리의 오늘.” 이번에는 첫 줄이 맞는다. 민호가 지민을 보고 엄지를 든다. 지민은 다음 줄에서 또 틀린다. 아이들이 웃지만 지민도 웃는다. 축제 시간이 된다. 교실 뒤에는 돈과 가방이 놓여 있고, 복도에는 사람들이 많다. 지민은 손에 쥔 종이를 세 번 본다. 수아가 묻는다. “지민아, 같이 갈래?” 지민이 종이를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 “응. 이번에는 내가 먼저 부를게.”